김만배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 2022. 2. 23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상황에서 대선 후보 못지않은 유명 인사가 등장했습니다.

김만배 : 1966년생. 수원 수성고 출신과 아울러서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졸업.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그리고 화천대유 대주주로 등장!


대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뉴스를 잠시라도 봤다면, 이제 대한민국에서 김만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김만배ㆍ정영학 녹취록’으로 단번에 전국에 이름을 알리더니, 최근엔 ‘그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씩 그의 이름이 정치권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3월 9일이 다가올수록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용 빈도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김씨와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냈기에, 그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녹취록을 취재하고 보도하면서 인간적 고뇌도 있었다. 그는 언론계 선배일 뿐 아니라, 대법원 기자실에서 2년간 어울려 지낸 사이다. 김씨 캐릭터를 두고 호불호가 있지만, 제법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 있다. 법조계 인맥이 탄탄했던 그는 종종 ‘기삿거리’를 알려줬으며, 밥을 사주기도 했다답니다.

하지만 김씨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도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그가 기자 신분으로 부동산 사업을 했고, 화천대유를 설립했으며, 공무원과 국회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점이다. 도덕적ㆍ법적 기준을 한참 벗어난 그의 일탈에 선량한 기자들은 허탈함을 느꼈고 분노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후배 기자들을 향해 제대로 된 유감 표시 한 번 하지 않았다. 특히 녹취록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되고 있는데도,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씨 측은 “대장동 사업 비용을 분담하는 과정에서 동업자들과 서로 비용을 부풀리다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정영학이 녹음하는 낌새를 알아채고 일부러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호탕하고 과시하는 스타일을 알기에, 그의 주장이 전혀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녹취록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그런 식으로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다. 그가 말했던 내용이 이미 사실로 드러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 50억’ 퇴직금 의혹으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을 보자. 김씨는 녹취록에서 혐의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고 말했고,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고 자신이 병채씨에게 되물었다는 내용도 나온답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김씨에게 5억 원을 건넨 사실도 녹취록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김씨는 “우리 법인 만들 때 돈 들어온 것도 박영수 고검장 통해서 들어온 돈"이라고 말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김씨에게 30억 원을 빌린 사실도 녹취록이 없었다면 알려지지 않았을 내용이다.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조원태가 홍(선근) 회장 통해 돈 빌려달라고 한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법률자문' 아니라 '범죄자문' 인가…선넘은 김만배 변호인들
- 2023. 1. 13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수익 275억원을 은닉하는 과정에서 변호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교도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변호인 접견을 통해 측근들에게 은닉 재산의 현황과 용처, 보관장소 등을 보고받고 부동산과 사채에 투자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이렇듯 변호인들이 사실상 범죄 행위의 '조력자' 역할을 한 셈인데, 검찰은 김씨 측근들의 공소사실에 이런 사실 관계를 담았답니다.

13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화천대유 이한성 공동대표와 최우향 이사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공소장을 보면, 김씨는 대장동 비리 혐의로 2021년 11월 구속된 이후에도 변호인을 통해 은닉한 범죄수익 관련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김씨 지시를 받아 2021년 11월~2022년 11월 총 5차례에 걸쳐 대장동 범죄 수익 275억원을 빼돌려 숨긴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와 최씨 등은 변호인을 통해 김씨에게 자신들이 은닉한 범죄수익의 현황을 보고하고, 다시 김씨의 지시를 받아 숨긴 돈을 관리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김씨가 2021년 11월 14일 구속된 이후에는 접견 내용이 녹음되지 않고 서류 열람이나 필기가 가능한 변호인 접견을 이용해 자금관리 내용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답니다.

특히 이씨와 최씨 등은 범죄수익을 빼돌리면서 김씨의 형사 변호인이나 화천대유 자문 변호사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이사회 의사록이나 주주총회 의사록 등 관련 서류를 구비했다. 화천대유나 천화동인 법인자금을 인출한 것이 회계적으로 문제 없이 적법한 자금 집행처럼 보이도록 꾸민 것이다.

특히나도 김씨는 2021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형사 변호인을 통해 이씨 등에게 범죄수익을 이용해 부동산과 사채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라고 수차례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씨는 추후 형사처벌을 염려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추가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최씨는 자신이 은닉한 자금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고리로 빌려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답니다.

또 김씨는 범죄수익의 잔고와 사용처, 보관 주체, 관리 방법 등이 담긴 '자금관련 보고서'를 변호인을 통해 전달받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김씨가 은닉한 재산을 마지막까지 철저히 지키겠다'는 취지의 말이 담겼다. 측근들은 김씨의 은닉 자금을 '마지막 생명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김씨가 옥중에서 범죄수익 은닉뿐 아니라 나아가 자금 운용까지 세세히 개입하고 지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 변호인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김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사무실과 변호사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수익 은닉과 관련해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태평양 압수수색 진행했고, (그와 관련된)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답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거둔 범죄 수익이 총 7886억원에 이르고, 이중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화동인 1~3호의 수익금 2386억원을 김씨 몫으로 보고 그가 보유한 경기도 판교 타운하우스 등 1천억원 규모의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Posted by 광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