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방송된 EBS '리얼극장 행복'에서는 혼혈 1세대 트로트 가수 제임스킹과 그의 이복형 김경해 씨가 가족의 정을 조금씩 회복하기 위해 함께 필리핀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답니다.
제임스킹의 어머니는 6.25전쟁 1.4 후퇴 때 내려온 실향민이랍니다. 전쟁 통에 둘째 아들과 남편을 잃고 큰아들과 힘들게 살아갈 무렵에, 흑인 미군인 제임스킹의 아버지를 만났답니다. 하지만 제임스킹이 태어나기 한 달 전 남편은 알콜 문제로 미국으로 귀환 조치됐답니다. 어린 딸과 뱃속에 아들을 두고간 아버지였지만 매달 다정한 편지와 생활비, 장난감을 부쳐주었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그의 가족은 다시 힘들게 됐답니다.
어린 제임스킹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열다섯 살 터울의 피부색이 다른 형 김경해씨였답니다. 밖에서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았지만 형마저 그를 괴롭혔답니다. "밖에 나가면 깜시랑 튀기는 기본이었던 것이다. 형은 돈 달라 그러고 밀치고 망나니였던 것이다"고 말했답니다. 결국 제임스킹은 돈을 벌어 어머니를 호강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갔으며, 그 뒤 30년간 형과는 단절한 채 살아왔답니다. 그는 "엄마에게 '나는 사고만 치는 형이 너무 너무 싫었던 것 같다'고 말하고 뛰쳐나갔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답니다.
경해씨 역시 어머니의 재혼으로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답니다. 그의 흑인 양아버지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이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답니다. 경해씨는 "동생이 어머니의 정을 다 가져갔던 것이다"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말했답니다.
형제가 30년 만에 연락하게 된 것은 노모의 병환 때문이었답니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원하면서 조금씩 왕래하게 된 제임스킹 형제랍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만날 때마다 으르렁대며 싸울 뿐이랍니다. 맺힌게 많은 제임스킹은 형에게 하는 말마다 가시가 돋혀 있답니다. 제임스 킹은 "어렸을 때 이렇게 다정하면 얼마나 정말로 좋았나. 이런 모습도 싫다. 마치 이빨빠진 호랑이 같다"며 씁쓸해 했답니다. 경해씨는 "어려서 그랬다"며 후회했답니다.